애증의 알루미늄 모카포트, 안전성과 유해성에 대한 고민

모카포트는 전 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증기의 압력을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커피메이커다.
유럽의 가정에서는 대대손손 물려 쓰기도 하고, 아예 씻지 않고 마른천으로만 간단히 닦아 사용하기도 한다.
쓰는 사람의 습관과 그 사람이 자주 마시는 커피 향이 모카포트에 베어 들어, 오래 쓰면 쓸수록 사용자만의 깊은 커피맛을 내준다고도 한다.
또 비싼 커피머신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커피의 맛도 떨어지지 않는다.
머신과 달리 전기가 필요 없기에, 야외 활동이나 캠핑 중에도 버너 하나만으로 맛있는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유 있는 아침, 보글보글 올라오는 모카포트의 커피 뽑는 소리는 기분마저 따뜻하게 해주지 않는가.
이런 이유로 내가 너무 사랑하며 애용하는 모카포트에 대해 많이들 걱정하는 알루미늄 소재의 안전성 문제를 알아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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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나도 모카포트의 원조인 비알레띠 사의 알루미늄 모카포트 사용자였으나,
이런 유해성 걱정으로 스텐 모카포트로 교체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알루미늄과 스텐 소재에서 추출된 커피의 맛이나 특징의 차이가 너무도 뚜렷하기에
원래 마시던 맛이 그리울 땐 알루미늄 포트로 추출하기도 하면서 두 종류 모두 사용하며 즐겁게 커피 생활을 하고 있다.

알루미늄 모카포트 VS 스텐 모카포트, 비교하기

오늘은 여러 정보를 모아 알루미늄 소재 모카포트의 안전성에 대해 공부해보자.

알루미늄 모카포트 사용, 안전할까?

비알레띠 모카

모카포트의 원리는 하단의 보일러에 담은 물이 끓으면서 발생하는 증기의 압력을 통해 끓는 물이 바스켓에 담긴 커피를 투과하며 위쪽으로 밀려올라가 추출구로 커피가 배출되는 방식이다.
이때 발생하는 압력이 커피를 추출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주로 열 전도성이 높은 알루미늄 소재로 모카포트를 제작한다.
알루미늄 외에도 스테인리스, 도자기, 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제품들이 있지만 가장 많이 사랑받는 것은 알루미늄 소재의 모카포트이다.
왜냐하면 알루미늄으로 만든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사용하기 가볍고, 커피의 향과 맛도 좋기 때문이다.
(라면도 스텐 냄비보다는 알루미늄 냄비로 끓인 라면이 훨씬 맛있다.)
하지만 알루미늄 소재의 모카포트 사용을 망설이게 되는 것은, 추출 중 알루미늄에 노출되진 않을까에 대한 걱정에서 시작된다.

 

알루미늄

알루미늄이 인체에 흡수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알루미늄은 체내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며, 흡수된 양도 신장에서 대부분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된다.
때문에 다른 중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신장이 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알루미늄이 걸러지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고 이로 인해 신경의 기능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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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환자가 아니더라도 일반인에게도 위험하다는 보고도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들에게서 다량의 축적된 알루미늄이 발견되어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는 아닐까 논란이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알루미늄과 치매의 연관성에 대해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 여겼지만, 근래에 영국 킬리대학교의 연구팀에서는 알루미늄이 실제 인지력 감퇴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환자들의 뇌 조직에서도 알루미늄이 많이 발견되고 있고, 직업적으로 알루미늄에 많이 노출된 사람에게서 급하게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긴 [의학과 생물학에 있어서 미량 원소에 관한 저널(The Journal of Trace Elements in Medicine and Biology)]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를 통해 발표된 바도 있다.

이런 알루미늄 모카포트와 같은 식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알루미늄은 공기 중에서 산소와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자연에서 발견되는 알루미늄은 대부분 산화물 형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알루미늄으로 식기를 제조할 때는 표면을 산화시켜 일정 두께의 투명 유리질 산화알루미늄 피막을 만든다고 한다.
따라서 이 피막을 손상하지 않도록 거친 수세미나 날카로운 금속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물에 오래도록 노출되지 않도록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건조해두고, 사용 중 색상이 변색된다면 피막이 벗겨진 것으로 알루미늄이 용출될 수도 있기에 교체해야 한다.
알루미늄 모카포트 역시 사용 후 물로만 헹구거나, 부드러운 천으로 닦은 뒤 완벽히 건조하여 보관한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알루미늄 모카포트를 식기세척기에 투입하는 것이다.
알루미늄 소재의 식기들을 무심코 식기세척기에 넣었다가 요상한 회색으로 변색된 것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식기세척기의 세제들에는 산·염기가 포함된 세제가 많은데 그것과 알루미늄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그런 경우, 안타깝지만 미련을 버리고 빠르게 새 제품으로 교체를 권한다.
이렇듯 알루미늄은 옳게 쓰면 안전하고 좋은 소재이지만, 주의에 따라 아주 적은 가능성이지만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알루미늄 모카포트의 알루미늄 용출 실험과 그 결론

그렇다면 알루미늄 모카포트를 올바르고 안전하게 사용한다면?
스텐 소재의 모카포트처럼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을까?

모카포트 추출횟수별 알루미늄 용출 농도 - Stahl, Thorsten et al. “Migration of aluminum from food contact materials to food-a health risk for consumers? Part II of III: migration of aluminum from drinking bottles and moka pots made of aluminum to beverages.”  Environmental sciences Europe  vol. 29,1 (2017): 18. doi:10.1186/s12302-017-0118-9

위의 그래프를 보면 4개 종류의 새 제품인 모카포트로 커피를 6번씩 추출하여 알루미늄의 용출 농도를 기록하였는데,
그중 한 개의 모카포트는 스테인리스 소재이다.
대부분의 모카포트는 처음 한두 번 추출 후에는 알루미늄 용출이 상당히 떨어진다.
스텐 모카포트의 경우 두 번째부턴 거의 용출되지 않는다.
5번째 추출에서는 전체적으로 농도가 아주 낮은 결과를 보였는데,
식기세척기로 세척한 뒤 6번째에 추출한 커피를 농도를 살펴보았더니 급격하게 알루미늄 농도가 증가한다.
증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새 제품을 추출했을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인다.

 

모카포트 알루미늄 섭취량

위의 표는 아까의 실험에서 6번 추출했던 커피 중 1번, 3번, 6번째로 추출된 커피를 몸무게 70Kg의 성인을 기준으로 섭취량을 계산하여 보여주는 표이다.
실험에서 추출된 각 회차별 커피를 1주일간 500ml씩 섭취했다고 가정하여 알루미늄 섭취량을 계산하였다.
그 수치를 내용주간섭취량(1주일 기준 인체가 허용할 수 있는 섭취량, TWI)과 비교한 것으로,
가장 많은 알루미늄이 추출된 6번째 커피를 7일간 섭취해도 내용주간섭취량의 기준을 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우리는 모카포트를 일회용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알루미늄 농도는 더욱 미미할 것이다.
즉, 알루미늄 모카포트 사용으로 인해 인체에 끼칠 나쁜 영향은 아주 낮다고 하겠다.

물론, 스테인리스 모카포트는 더욱 안전하니 저 정도의 결과도 찜찜하다면 나처럼 스테인리스 모카포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걸로 뽑은 커피는 도저히 못 마시겠다는 미각의 달인이 있다면 알루미늄 모카포트 사용을 전혀 걱정하지 말라 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 실험은 건강한 보통의 성인 기준으로 계산된 것이고, 모든 모카포트 제품을 테스트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섭취를 줄이고, 공정 기준 및 심사를 잘 지키며 제조하는 제조사의 알루미늄 모카포트를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결론은!! 알루미늄 모카포트, "올바르게 만들어졌고,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유해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이다.

그러니 즐거운 커피라이프를 즐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