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추이 및 전망, 한국이 세계 평균보다 26% 높은 이유

1) 세계 유류 가격 상승 이유

한국의 휘발유 가격이 세계 평균보다 26% 높아 세계에서 42번째로 휘발유가 비싼 나라가 됐다.
이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석유의 수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세계 석유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어나면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며,
이에 따라 유럽을 중심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게 되어 국내에도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각국에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기에 천연가스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석유 대체 에너지 중 하나인 천연가스 공급의 감소가 석유의 수요도를 올리게 되고,
그로 인해 석유 가격의 상승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2) 한국의 유류 가격 상황

3월 27일 기준 서울시 휘발유(왼쪽), 경유(오른쪽) 가격 그래프

이런 국제적 유가 급등 상황이 한국의 유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는 42번째, 아시아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다음으로 3번째로 휘발유 가격이 높다.
현재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가격 뿐만 아니라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앞서 나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3월 27일을 기준으로 오피넷에서 제공하는 오늘의 유가 정보에 따르면,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2,066원, 경유의 가격은 1,993원으로 집계되었다.
현재 휘발유 가격은 2008년 이후 13년만에 리터당 2천원을 돌파한 금액이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이 2,428원, 경유 가격이 2,450원으로 경유가 더 비싸게 판매되는 모습도 보였다.

 

3월 27일 기준 지역별 휘발유(왼쪽), 경유(오른쪽) 가격 현황

이는 서울 지역 뿐아니라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오피넷에서 제공하는 3월 27일 기준의 지역별 현황을 살펴보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천원을 넘는 지역의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경유 가격도 큰 차이를 보이진 않고 있어서 경유차가 저렴하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우리나라는 유류 가격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어 기름값의 약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차지한다.
또한 국내 유류세 구조상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경유보다는 휘발유에 세금을 더 부과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에서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취하면서 상대적으로 세금이 많이 부과되던 휘발유가 유류세 인하 조치의 영향을 받으면서 경유와의 가격 폭이 줄어든 것이다.
최근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된다면 경유의 휘발유 가격 추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3) 추후 유류 가격 영향 요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극단적 분위기로 치닫은 국제 상황은 향후 러시아의 행보에 그 방향이 달려있다.
지난 26일 러시아의 국방부 쇼이구 장관이 보름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군 회의를 주재하는 영상을 공개하였는데 그는 영상에서 "우리는 무기와 장비를 예정보다 먼저 전달할 것"이라며 "장거리 고정밀 무기와 항공기 장비, 전략 핵 전력의 교전 준비태세 유지가 우선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과정에서 공약한 핵무기의 '단일 목적 정책'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전해졌다.
'단일 목적 정책'은 미국의 핵무기를 적대 국가의 핵 공격 억지나 반격에만 사용하도록 사용처를 제한 한다는 내용이다.
즉, 이 정책을 폐기한다는 것은 앞으로 생화학 무기나 재래식 무기를 앞세운 적대국에도 미국이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의 향후 방향에 따라, 세계 유류 가격의 흐름이 영향 받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러시아의 행보에 대한 주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가까운 시일 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정이 이루어진다면, 세계 유류 가격이 안정되어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안 타협에 합의점을 찾는 것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아직 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